강릉 가뭄 원인

강릉 가뭄 원인

2025년, 강릉은 기록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상수도 제한, 생수 배급, 급수차 출동이라는 단어들이 강릉 시민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죠. 누군가는 “왜 비가 오는 장마철에도 강릉은 물이 없냐”고 묻습니다. 또 누군가는 “지금이 21세기인데 물이 부족하다니 말이 되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은 단순히 ‘운이 나빴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강릉 가뭄 원인을 기상, 지형, 수자원 구조, 그리고 기후변화까지 복합적으로 짚어봅니다.


강릉 가뭄 원인


기상 조건의 역설 – 비가 오는데도 물이 없다

2025년 여름, 남부와 서쪽 지역은 폭우와 침수 피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릉을 비롯한 영동 지역은 정반대의 상황이었습니다. 비는 오되, 강릉엔 내리지 않았던 것이죠. 그 배경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기상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편서풍 지배의 대기 흐름, 또 하나는 푄 현상입니다.


편서풍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인데,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강수의 대부분이 내륙에 쏟아지고, 동해안 지역에는 건조한 공기만 남깁니다. 여기에 푄 현상까지 겹치면 문제가 더 커지죠. 푄 현상이란 습한 공기가 산을 넘으며 수분을 잃고 내려오면서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때문에 강릉은 여름철에도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만 맞게 됩니다. 결국 강릉은 기상 조건상 비구름이 형성되기 어렵고, 형성되더라도 넘지 못하는 구조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땅은 가뭄에 취약한 구조다

강릉은 위치상 동해와 태백산맥 사이 좁은 평야 지대에 있습니다. 이 지역의 하천은 짧고 가파르며 대부분이 동해로 빠르게 흘러갑니다. 즉, 비가 오더라도 물을 머무르게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지하수 저장력도 높지 않고, 상류 저수지도 한계가 있습니다. 토양 자체도 물을 머금는 능력이 낮아, 강수 이후 며칠이 지나면 땅은 다시 바짝 마르게 됩니다.

이처럼 지형적인 특성은 강릉이 일시적인 강수에 의존해야 하고, 그마저도 빨리 증발하거나 유출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빠르게 가뭄에 진입하는 구조적 이유가 됩니다.

수자원 인프라의 취약성


현재 강릉의 상수도는 대부분 오봉저수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 9월 기준 이 저수지의 저수율은 13%대 이하로 급락한 상태입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도시가 지속적으로 물을 사용하는 이상 공급보다 소모가 많아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물 부족은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수원 확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주변에 도암댐이라는 큰 댐이 존재하지만, 이 수원을 끌어오는 송수관이 단절된 상태로 수년간 방치돼 왔습니다. 수질 문제, 지역 간 갈등, 행정적인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강릉 시민들은 그 물을 바라만 보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결국, 강릉은 비가 오지 않으면 물도 없다, 라는 조건에 스스로를 가둬놓은 셈입니다.


폭염과 증발, 보이지 않는 물의 손실

기온은 수자원의 또 다른 적입니다. 2025년 여름은 평년보다 훨씬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낮 최고기온은 35도를 넘나들었고,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기후에서는 토양 속 수분, 식물의 증산작용, 저수지의 수면 위 물까지 모두 빠르게 증발하게 됩니다.

즉,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도 강릉의 물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죠. 땅속 수분이 마르면 지하수 고갈 속도는 빨라지고, 이는 결국 식수 부족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만듭니다. 이렇듯 폭염은 단지 더위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가뭄을 심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촉매이기도 합니다.

기후 변화의 장기적 영향


이번 가뭄을 단지 예외적인 해의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초래한 극단적 기후의 전조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강수는 한쪽에 집중되는 불균형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한 달치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는 반면, 다른 지역은 30일 내내 햇볕만 내리쬡니다.

이처럼 편차가 큰 기후 구조는 지역 간 물 부족과 홍수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강릉처럼 지형적으로 불리한 지역은 이런 구조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피해도 더 크게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이런 반복적인 가뭄이 ‘이례적’이 아니라 ‘일상적’이 될 가능성을 고려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행정적 대응은 늦었고, 갈등은 많았다

강릉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상수원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인프라 구축, 댐 간 연결, 지하수댐 설치 등의 정책은 예산 부족, 환경단체 반발, 인근 지자체의 비협조 등으로 모두 지연되거나 중단됐습니다.

이번 가뭄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급하게 도암댐 연결, 급수차 동원, 병물 공급 같은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미 수많은 시민들이 제한급수라는 불편을 겪은 이후입니다. 자연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행정은 너무 느렸던 셈이죠.

종합 정리


지금 강릉이 겪고 있는 가뭄은 단순한 '비가 안 와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기상 현상의 구조적 배제지형적 불리함수자원 인프라의 한계폭염에 따른 수분 손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부족이라는 여러 요인이 결합된 복합적인 재난입니다.

앞으로 강릉은 단순히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도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의 흐름을 저장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즉 ‘수분 회복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지하수댐, 다목적 저수지, 유역 간 물 분산 체계 같은 장기적 수자원 전략이 필요하며, 행정과 주민, 전문가가 협력하는 시스템 전환도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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